[회고] 비전공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회고 - 1년차

2022. 9. 27. 17:22일상

728x90

 

 

21년 회고를 쓰면서 여러가지 다짐한 것도 있지만, 개발자로 이직을 결심하면서 꼭 하고 싶었던 몇 가지 중에 크게 1가지를 이루면서 마무리한 1년.

오늘이 개발자로 이직한지 딱 1년이 된 해다. 위에서 말한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연봉 협상' 되시겠다. 개발자 이전 직업의 연봉에서 크게 올리지 않은 상태로 개발자가 되었다. '청년디지털일자리지원사업'의 수혜자로 개발자가 되었기때문도 있지만 스스로도 '비전공자' 이자 '신입'임을 인지하고 입사를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1년 전만 해도 거의 아버지 세대의 닷컴 버블에 가까울 정도로 IT시장이 뻥튀기 되어있던 시기였다. 돈을 따라 개발자를 한 것은 아니지만 또 아니라고 단언해서 말하기 어려운 정도로 몸값이 높게 쳐지는 인력시장이었기 때문에 늘 저연봉 및 최저임금에 허덕대던 나에게는 상큼한 형광색의 동앗줄과 같은 기회였다.

어린 시절 덕질한답시고 컴퓨터를 오래 만져서 그런지 다른 수료생들보다 이해도 빨랐고 완성도도 높았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역시 취업시장의 벽은 높기보다는 넘기 무서울 정도로 내가 작았다.

그래서 최초 시작 연봉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조언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급했고 (당시 동생이 엄청 아팠음) 어디서 어떤 연봉을 부르더라도 기존에 10년 일한 바닥에서 받는 연봉과 크게 차이도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쉽지도 않았다.

연봉의 수준은 차치하고 일하고 싶었던 스타트업에 입사했고, 1년을 사수도 없이 오히려 내 다음으로 들어온 개발자와 합을 맞춰서 일을 하면서 1년차를 맞게 되었다. 

연봉 협상은 어떻게 하는건지 해본적 없으니 인터넷 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개발자 1년차의 연봉에 대해 여러 커뮤니티를 검색해보고 내린 결론. '어필은 최대한으로 하되, 겸손해지자.'

그래서 이번 연봉 협상은 여전히 '연봉 통보'였지만 예상 수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은 아닌 연봉으로 마무리 했다. 그리고 연봉 협상이 끝나고 살짝 감정이 올라온 것도 안 비밀. 월급이 올랐다는 감동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내 한 몸 바쳐 일했던 직장에서 배신당하고 두려움을 이기고 이직해서 새로운 곳에서 나의 능력을 인정 받는 말과 함께 상응하는 보상을 선사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감동이었다.

퇴근 후 저녁 밤 거리를 걸으면서 열심히 하면 승진하고, 성과를 내면 보상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만족감을 표현하기 위해 빵집에서 부모님이 좋아하는 빵 몇 개를 샀다. 그리고 자랑했다. 나도 연봉 올랐다고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게 나의 1년차 회고라니 전혀 개발자 같지 않네 큰일났다...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고] 2021 회고록  (0) 2021.12.28
[수다] 회사에서 문제들이 비처럼 내려와  (0) 2021.11.24
[수다] 교과서를 위주로 공부했어요.  (0) 2021.10.28